마루넖은 집 내 기억이 미치는 가장 오래된 우리집은 마루가 있고 마당이 아주 넓었다. 마당한켠에 닭장이 있어 가끔 장닭에게 쫒기기도 했고, 아버지가 정을 듬뿍 주고 키우던 덩치 큰 개도 있었다. 그후 근처로 이사 한 집은 방은 많고 컸으나 마루가 넓진 않았다. 오래된 고택 마루에 형제들.. 시간을 멈추고 2016.04.06
앵두 앵두의 혀 안도현 앵두를 먹었지 그러니까 작년 여름 툇마루 끝에 앉아 먹었지 한 알 한 알이 예뻐서 한 알 한 알을 낱낱이 들여다보며 거 왜 있잖아, 시기도 하고 달기도 한 연애 같은 앵두를 흰 쟁반 가득 따다가 놓고서는 손가락으로 한 알 한 알 골라 먹었지 앵두 즙이 잇몸 속.. 혼잣말 2016.04.05
주흘산에서 만난 문경새재길 1관문에서 여궁폭포를 향하는 길. 현호색이 자주 눈에 뜨인다. 카메라는 배낭속에 있지만 노루귀를 발견하면 꺼낼 생각이다. 그래. 야생화도 나름이다. 현호색도 물론 이쁘지만 희소성이란게 있거든. 누군가에겐 흔한 노루귀일수도 있지만 난 야생의 노루귀를 아직 못 봤어. .. 발길을 멈추고 2016.03.30
커피 커 피 1. 커피에 설탕을 넣고 크림을 넣었는데 맛이 싱겁네요 아 - 그대 생각을 빠뜨렸군요 커 피 2. 그대가 마시는 커피에 내 생각을 넣어주면 쓸까 . 달까. 쓰면 부담을 덜어내고 달면. 내 잔에도 그대 생각을 넣어 달라하고. 커 피 3. 커피를 마시려다 깜짝 놀랐어 마치 네 생각 .. 시간을 멈추고 2016.03.26
알고보는 그림 1746년은 재커바이트 반란이 최종적으로 진압된 해입니다.명예혁명으로 폐위된 제임스 2세를 복위하고 다시금 스튜어트 왕조가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웨일즈)의 왕위를 차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반란의 시작이었지만, 사실 1688년부터 산발적으로 일어난 이 난이 최종적으.. 시간을 멈추고 2016.03.25
결핵보다 더 무서운 병 결핵보다 더 무서운 병 송경동 종로2가 공구상가 골목 안 여인숙 건물 지하 목욕탕을 개조해 쓰던 일용잡부 소개소에서 날일 다니며 한 달 십만 원짜리 달방을 얻어 썼지 같은 방 친구의 부업은 타짜 한 번에 오만원 이상은 따지 말 것 한 달에 보름은 일을 다녀야 의심받지 않음 .. 혼잣말 2016.03.23
흰 노루귀 찬이 봄마중 핑계로 대구수목원 풀밭을 눈으로 훝다. 노란 복수초가 눈에 띄었다. 복수초 진노랑 꽃빛은 성황림의 야생 복수초만 못하다. 그 옆. 작고 가녀린 꽃대가 있다. 노루귀다. 흰노루귀도 청노루귀도 있다. 내 카메라가 없어 슬찬이네 카메라를 빌렸는데 사용자설정을 모르.. 혼잣말 2016.03.21
슬찬,봄 마중 슬찬이가 처음 보게 될 봄꽃은 수목원으로 가야할것 같았다. 매화를 보자고 광양이나 하동쪽으로 가기엔 너무 멀다. 나도 시간이 없고. 대구 수목원에서 슬찬이는 꽃을 만난다. 뭐 별 관심은 없다만. 분재원의 모과나무꽃,한라봉나무 야외의 매화 혼잣말 2016.03.21
겨울풍경 끝물 이번 겨울 치악산풍경은 이게 마지막일거같다. 눈이야 몇번 더 오겠지만 주말에 딱 맞춰오지도 않을테고 온다 하더라도 금방 녹아벌겠지. 이번 겨울은 눈이 참 적다. 꼭대기쯤 올라가서야 눈밭과 초라한 상고대를 본다. 발길을 멈추고 2016.03.15
첫번째 과자 찬이가 잠투정을 한다. 할머니가 안아들고 토닥여보는데 딸애가 엄마를 놀린다. "엄마가 찬이를 재우나 못 재우나 낼 점심내기 어때? 난 못재운다고 봐~!" 할머니 품에서 찬이는 얼굴을 비비며 잠투정을 한다. 할미가 생전 안부르던 노래를 불러준다. "엄마가 섬 그늘에~.. 혼잣말 2016.0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