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이가 잠투정을 한다.
할머니가 안아들고 토닥여보는데 딸애가 엄마를 놀린다.
"엄마가 찬이를 재우나 못 재우나 낼 점심내기 어때?
난 못재운다고 봐~!"
할머니 품에서 찬이는 얼굴을 비비며 잠투정을 한다.
할미가 생전 안부르던 노래를 불러준다.
"엄마가 섬 그늘에~굴 따러 가면~"
내가 받아 안아들고 같은 노래를 더 나지막히 불러본다.
얼마만에 아기를 안고 이노래를 불러보는건가.
딸 애 키울때 내가 자주 불러주던 노래인데 이젠 딸애가 찬이에게 불러준단다.
할애비 목소리를 들으며 찬이는 잠들었다.
그래도 점심은 내가 샀다.
완구점에 들렀다가 시식용 과자 하나를 먹여본다.
찬이가 먹는 첫번째 과자다.
녀석은 과자의 신세계에 푹 빠져 막대과자 하나를 움켜쥐고
제 입으로 잘 찾아 넣는다.
녹아버린 과자로 볼떼기에 칠갑을 해도 좋다.
종류별로 몇봉지를 샀다.
난 너에게 첫번째로 맞이하는 세상의 여러 경험을 해 주고싶다.
내가 해 줄수 있는 것들이 무얼까.
멋진 유아용 자동차를 타고 돌잔치에 입장하는것.
천문대에 올라 별구경하는것.
세발자전거를 타는것.
배낭을 메고 산행을 해 보는것도
동그란 헬맷을 쓰고 커다란 힙합바지에 스노보드를 타는것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