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을 멈추고

땡땡이 두번째

치악동인 2012. 8. 23. 13:26

불갑사에서 헛방으로 물러나와 해를 본다.

아직 해가 많이 남았다.

오전에 지도를 보며 땡땡이를 위한 도상연구를 거듭했으니 영광 백수해안도로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사차선의 쭉 뻗은 한산한 국도를 빠져나와 경지정리가 반듯한 논길 중간을 가르고 달린다.

잠자리들이 군무를 추는 가운데로 빠르게 날며 선회하는건 혹 제비?

그러고 보니 요즘은 통 제비를 볼수가 없었는데 오랜만에 날렵하게 비행하는 제비를 본다. 

백수해안도로로 가는 길 가에서 갑자기 상사화 군락을 만났다. 

원불교 영산선원이란다.

꽃대에 비해 꽃이 너무 커서 비바람에 쉽게 쓰러진다.

드디어 영광이 자랑하는 백수 해안도로 풍경이다.

서해답지 않게 가파른 산자락과 바다가 만났다.

이제 여기 어디쯤에서 노을을 기다려보기로 하고 일단 한바퀴 돌아본다.

도로가 바다에서 멀어지려는 갈림길끝에서 무작정 작은 소롯길로 접어들었다.

펜션이 몇채 있고 몇가구 되지않는 작은 동네 비탈골목길로 내려간다.

길끝엔 바다가 있으리라,,,

길끝에 바다가 있었다.

삼각대를 올려두기 좋은 바위도 있었다.

망원렌즈로 바꾸고 저 섬 너머로 해가 넘어가면서 붉게 물들일 바다를 생각했다.

육지로 돌아오는 갈매기도 있으려니 했고 밤 조업을 위해 나가는 통통배도 있으려니 했다.

그런데,,,

아. 이게 끝이었다.

붉은 노을따위는 없었다. 새는 몇마리 날았지만 통통배도 없었다.

배가 있긴 있었지만 뵈지도 않을 만큼 먼거리로 지나갔다.

오늘 노을은 완전 헛방이다.

이렇게 오후 땡땡이는 헛방으로 끝나는가보다.

돌아나가는 길 법성포가 한눈에 들어오는 언덕을 지났다.

노을 지는 바다에서 법성포로 들어오는 배를 기다려 사진에 담아볼까 생각은 했었지만

우선은 백수해안도로가 궁금해서 그냥 지나쳤던 곳.

 

그냥 야경이라도 하나 담아보자해서 가늘게 떨어지는 비 무시하고 찍었다.

렌즈앞에 물방울이 묻었다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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