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잣말

도룡뇽 먹는샘물

치악동인 2017. 5. 31. 11:56

 

이십리터 생수통 세개를 들고 약수터로 올라갔다.

가게꺼 두통 공장 사무실꺼 한통이다.

보통 가게에 네댓통은 비워져야 혼자 먹는 사무실물통이 비는데

이번엔 밭에서 먹는물을 몇통 들고 나가다보니 빨리 떨어졌다.

일찍 퇴근해서 물 받고 곧은재 주막거리까지 산책이나 하고 갈

생각이었다.

다행히 가뭄속에서도 물이 잘 나오고 앞에 한사람 받고 가니

여유있게 물을 받았다.

물통을 화물차 뒤에 싣고 조금 좁고 구부러진 길을 휘돌아 오르니 둥그런 물통이 휘딱 자빠져 뒹군다.

산길 입구에 차를 주차하고 자빠진 물통을 일으켜세우는데

어라?

물통속에 강아지풀 처럼 보이는게 떠오르는게 보인다?

약수터 수도꼭지에서 나올수가 없는건데?

난 물통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고는 더 놀랐다.

그건 물고기였다.

물고기라면 더더욱 약수물에서 나올수가 없는데?

산책이고 지랄이고 시청환경과에 전화부터 해 본다.

민원실찾고 환경과 찾고.

담당자한테 이 황당한 상황을 설명했다.

내 얘기를 듣던 담당자 왈.

"자세히 한번 봐 주세요. 혹시 발이 달리지 않았나요?"

이십리터 물통 밑바닥에 있는 녀석을 다시 한번 자세히 본다

맞다. 이놈은 도룡뇽이다.

 

내가 도룡뇽을 첨 본건 만어사라는 절에서였지.

그가 가봤다는 그 만어사를 출장길에 나도 가봤는데 그곳에

도룡뇽이 있었다.

이래저래 헤어날길 없는 연결고리들

 

하여간 공무원 말은 먹는샘물 취수원은 국립공원안에 있고

그 물을 물탱크에 저장하는데 성체라면 거름망에 걸려

절대 들어갈수없는데 알이라면 들어갈수 있단다.

불과 며칠전에 탱크 청소를 했는데 그리 됐다며

딱히 드릴말은 없으니 버리고 다시 물을 받으시라고,,,

지하 수백미터 암반수는 아니더라도 땅속에서 걸르고 걸러져서

솟아오르는 지하수가 아니었다는 말인가?

할수없이 정수기를 놔야겠다,,,

 

그런데 물통속에 도룡뇽은 어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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