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잣말

상원사

치악동인 2017. 3. 14. 16:29

 

차를 제일 아래쪽에 두었다.

많이 걷고 싶어서.

 

주차장 도착하기전 성황림을 지나기전 길옆에 차를 세우고

복수초를 찾아본다.

성황림은 보호구역으로 목책이 둘러쳐져 있다.

그 목책안쪽에 웬 남자가 서 있다 내게 묻는다.

어디서 오셨어요?

나도 묻는다.

여기 관리자신가요?

당신은 뭔데 거길 들어가있냐는 질문이다.

마을 이장이란다.

복수초가 올해는 안뵌다고 했더니 2월20 일에 피었단다.

그러고 보니 추위에 웅크린 작은 꽂봉우리가 몇개 있다.

어떤 사진에 보면 눈속에 활짝 핀 복수초가 있던데

내가 눈온날 보니 활짝 피었던 복수초가 잔뜩 오무리고

웅크려있더라.

멋진 사진을 찍을 생각에 꽃주변에 눈을 퍼다 붓는다는 얘기는 진즉에 들어 알고있다.

 

산길은 눈길과 진흙길의 반복이다.

상원사에 도착하니 살찐 개가 반긴다.

흙투성이꼴로 길 중간에 엎드려 있다가 날 따라 절 마당으로 왔다.

다른 녀석들도 있었건만 이녀석은 붙임성이 좋다.

쵸코바 하나를 꺼내들자 쏜살같이 내 앞으로 짓쳐든다.

이건 내 점심이라고 고개를 저었지만 저도 흙묻은 턱을 내 옷소매에 문지른다.

결코 그냥은 물러서지 않겠단다.

쵸코바 한개로 둘이 나눠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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