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잣말

치악동인 2015. 4. 12. 09:16

 

밭을 샀을때 천막으로 엉성하게 지은 농막이 있었다.

햇빛에 삭아 구멍이 숭숭 뜷어지면 비닐로 덮고 또 다른 천막으로

덧 씌우기를 몇차례.

창고 헐어버린 조립식 판넬을 재활용해서 농막을 지어본다.

 

따가운 봄볕아래 하루는 기초를 만들고 하루는 벽체를 세운다.

재활용 자재다보니 이리저리 꿰맞추느라 시간도 지체되고 깔끔하게 짜여지질 않는다.

어차피 농막이니까.

 

갑자기 가까운 곳에서 꿩 울음소리가 들린다

화려한 빛깔의 장끼 한마리가 건너편 밭에서 내 쪽을 보고있다.

마치 말이라도 거는듯이.

그렇다고 다가갈순 없다.

내가 한걸음 다가가면 훌쩍 날아갈테니.

 

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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