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을 멈추고

마음을 열지못한

치악동인 2009. 3. 26. 11:15

개심사.

마음을 여는 절?

그럼 가봐야지.

난 늘 가슴속이 답답하거든.

마음이란게 여미고만 있어서 좋은건 아니지.

찬바람이 가슴을 시리게 만든다 해도 가끔은 시원스레 열어제낄 필요가 있어.

게다가 난 어려서부터 빗장을 닫아거는 연습만 했지 여는 연습을 해보지못했거든.

늘 그랬지.

 

 산사의 시작은 일주문부터 시작되는데 일주문 앞에 오래된 고목한그루가 있고

그 밑으론 빗물을 받아두는 옹기들이 놓여있네.

이런 광경은 첨이네.

빗물을 받으려면 저런 방법은 비효율적일텐데 뭔가 다른 이유가 있을듯한데,,,

게다가 한쪽 옆으론 졸~졸 흘러가는 시냇물도 있는데 굳이 빗물을 받을 이유가 없어.

뭐지?

아직 새잎도 돋지않은 앙상한 가지에서 떨어지는 빗물이 어떤 영험한 기운이라도 있단건가?

한가지 궁금증은 남겨둬도 좋을터. 그냥 넘어가지로 하지.

 개심사에 마음열러 가는길은 소나무울창한 산길을따라 돌계단을 밟아 올라가는 재미가 있네.

바람에 섞여오는 송진냄새도 좋고 인적하나 없다는게 무엇보다 좋고.

 산골짜기로 저 종소리 울리고 법고 소리 그득하면 마음이 열리려나.

아직은 도통 마음이 열리지않네.

 직사각형의 작은 인공호수옆 꽤나 큰 배롱나무 한그루.

겨울의 배롱나무는 측은해보여.

껍질하나 없이 매끄러운 몸으로 겨울 삭풍을 받아내야하거든.

측은한 마음에 잠시 눈길이 머무네.

 개심사에 왔으니 마음을 열고 가야하는데,

내 맘이 열린건지 아닌건지 도통 알수가 없어.

마음이 안열리면 그냥 여기서 살아야해?

머리깎고?

아냐.

난 욕심이 많아서 안돼.

난 보고싶은게 너무 많아.

늘 한자리에 머무는것도 못해.

주지스님이 잡으러 오기전에 얼른 도망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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