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잣말

실랑이

치악동인 2021. 9. 6. 16:35


이놈 밥챙겨준지도 일년이 넘었구만
도무지 곁을 줄듯 말듯 .
새끼를 낳은것 같기는한데 한번도 새끼들을 보질 못해서
다 잘못된줄알았다.
그러다 며칠전 어미랑 똑닮은 두마리의 새끼와 함께 뒷마당에
나타난걸 보고야말았다.
우와!살았구나!
그런데 녀석의 눈이 아무래도 시원찮다.
안약이라도 넣어주고싶은데 쉽지않을터
그래도 혹시 몰라 집에있는 감자 간식을 들고나왔다.
까다로운 감자가 잘먹는거면 녀석도 잘 먹으리라.
물론 잘 먹는다.
하지만 한손을 쭈욱 뻗어야 겨우 받아먹는다.
딱 고만큼의 거리를 유지한다.
실패다!
토요일 일요일 이틀을 공장에 나오지 못해서 애들 배고플까
신경이 쓰였다.
오늘아침 백신까지 맞고 나오려니 출근도 늦었다.
배고픈 녀석이 밥먹느라 도망안가는틈에 꼭 붙잡아서
안약을 넣어주리라.
맘만 급해서 두꺼운 장갑을 안 꼈다.
녀석에게 순가락을 깊이 물렸다.
분하다.안약을 못 넣어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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