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잣말

남은 아이들

치악동인 2020. 11. 5. 11:56
꼬리의 죽음이후 그 많던 아이들이 한꺼번에 사라지고
겁많은 반달무늬 한마리와 늘 붙어다니는 아이들 둘만 남았다.
사료를 먹는양도 확 줄었다가 이제서야 조금 낫게 먹는다.
어쩌면 까치가 고양이보다 배부르게 먹고 가는지도 모르지만.

동네 어르신한분과 얘기를 나누다가 고양이들이 한꺼번에
사라진 이유를 들었다.
어르신 집 마당에 살고있는 애들이 새끼네마리를 포함해 대충 열마리쯤 되었다는데,
어느날 새끼들이 이유없이 죽었더란다.
따님이 병원비 드릴테니 얼른 남은 애들이라도 병원에 데려가보라는말에 데려갔더니 무슨 바이러스란다.
치사율이 80퍼센트쯤 되는 동네고양이들을 절멸시키는 무서운 바이러스란다.
젠장. 무서운 세상이다.
사람은 코로나로 벌벌떨고 돼지는 돼지열병으로 땅에 묻힌다.
겨울접어들었으니 날아오는 철새에 조류독감 묻어온다 난리고,,,

여튼 누군가의 살의에 의해 고양이들이 다치지않은건 다행이다.
두녀석은 늘 붙어다닌다.
줄무늬녀석이 새끼둘을 데리고 다닐때도 붙어다니더니
둘이 나란히 살아남아 밥을 먹는다.
검은 반점녀석이 줄무늬에게 늘 양보하는 모습이다.
밥 그릇을 앞에 두고도 줄무늬가 먹을때까지 기다리다 먹고,
가끔은 줄무늬가 앙탈을 부리며 주먹을 날려도 참는다.
좋게 말하면 사랑이 양보고 사랑이 죄다.
그건 사람시각이겠지만.
살아남아서 고맙다.
이렇게라도 안부를 볼수있어 다행이다

'혼잣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점심  (0) 2021.09.02
불과 일년  (0) 2021.01.18
꼬리 고양이별로 떠났다  (0) 2020.10.13
가을,한가함  (0) 2020.09.25
이런저런  (0) 2020.0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