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잣말

다섯? 응? 여섯

치악동인 2019. 12. 21. 23:45

 

7킬로짜리 두 포대를 먹어치우는데 두달이 안걸렸나보다.

한마리가 하루80그램이면 한달 2.4킬로,,,

그렇구나.

일요일엔 못챙겨준다해도 7킬로로는 한달을 못 버티겠네.

더군다나 이놈들은 적정량으론 텍도 없다.

새로 나타난 뚱땡이 노랑이는 종이컵 수북히 세컵을 거뜬히 해 치운다.

다섯인가 싶었는데 분명 여섯이다.

치타처럼 줄무늬 있는 녀석이 어느날은 내게 몸을 비비더니

어느날은 멀찌감치 도망을 간다.

이상하다,,,

두놈이 나란히 같이 나타나고서야 줄무늬 치타닮은 애들이

서로 다른 아이들이란걸 알았다.

한배에서 나온 형제들인지 같이 다녔는데 그동안 나랑 마주쳤을땐 교대로 마주쳤던게다.

진한 줄무늬와 옅은 줄무늬가 이젠 구분이 된다.

이사를 가면 이놈들을 어쩌나싶던 고민은 겨울 지난다음에 하기로 했다.

생각보다 허가과정이 길어서 올해안에 착공도 힘든데다

1차 설계해서 땅에 앉힌 도면을 보니 너무 어중간하다.

약간 부정형의 땅에 한쪽 모퉁이가 라운드가 져 있는 땅모양 때문에 내가 쓸 공장하나 앉히면 나중에 한칸 더 지을 자리가 안 나온다.

잘못하면 땅만 못 쓰게 만들까봐 일단은 진행을 멈췄다.

어차피 이 공장에서 겨울날꺼면 서두를 이유가 없으니

꼼꼼히 설계하고 검토해서 진행할 생각이다.

겨울에 녀석들 두고갈일이 걱정이었는데 잘 됐다.

봄이 온다고 녀석들이 먹을게 땅에서 솟아나지야 않겠지만

추운데 배까지 고픈건 너무 맘에 걸리지않나.

여섯마리 고양이가 겨울을 나는데 나는 도움이 되겠고

이 텅빈 공장마당을 들어서는 내게 이 아이들은 위로다.

까망이는 이제 털에 윤기가 돈다.

새끼 반달이와 은이도 제법 토실하게 잘 자랐다.

갑자기 나타난 노랑뚱땡이는 원래 투실했으니 별걱정 안했는데 어제 아침에 보니 눈을 다쳤다.

눈 다래끼같은 혈종이 눈꺼풀에 보이는데 뭐에 찔린건지

싸우다 그랬는지,,,

치타 두녀석은 마르고 털이 거칠어서 한동안 잘먹어야 할듯하다.

그래. 내가 벌어서 니들 밥은 못먹이겠나.

떠나기전까지라도 부족함없이 밥그릇 채워주마.

그 이상은 간섭 안할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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