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처음 이 녀석을 보았을때가 삼년전이다.
길 섶에 눈에 뜨일락 말락 너무 작은 녀석이라서
내 작은 눈에 띄인게 신기할정도였다.
첨엔 이꽃이 달랑 한송이만 피어 있어서 꽤 귀한 놈인줄 알았다.
며칠후 아버지 산소에 올라갔다가 산소가에 무리지어 피어있는걸 보고서야
들판에 피어나는 그렇고 그런 꽃인줄 알았다.
그래서 이름이 뭔지도 안 찾아봤다.
특별한 희소성에만 관심을 두는 이놈의 속물근성때문이겠지,,,
이녀석은 꼭 요맘때쯤 잠깐 피었다가 흔적없이 사라져버린다.
그리곤 그 다음해,
있던 자리에서 찾을수가 없었다.
너무 작아서 그런가 싶어 주변을 뒤졌다.
없다.
흔적이 없다.
며칠후 피었던곳에서 5미터 쯤 떨어진곳에서 다시 발견했다.
어라?
식물이 이사를 다녀?
그것도 내가 걷는 길을 따라서?
그럼 날 따라 이사를 다니는거야?
어쩜 그럴지도 모른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이 녀석은 내 바짓가랑이에 붙어 따라오다가 제 살기 좋은곳에
폴짝 뛰어내려 자리를 잡았는지도 모르지.
엉뚱한 상상이 이 녀석에게 관심을 갖게 했다.
그래서 올해도 찾아봤더니 또 5미터쯤 이사를 왔다.
내 산책길을 따라서.
이 녀석은 분명 이사가는 꽃이다.
"구슬붕이" 너 정말 희한한 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