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퀴로 가는세상

낙오

치악동인 2008. 10. 28. 11:51

토요일아침

몇명이 모여서 가을길로 나섰다.

단풍은 이미 온산에 퍼져나가서 알록달록 물감섞어풀은 모양새다.

치악산을 끼고 돌아 전재를 넘어 안흥으로 간다.

전재를 오르는데 종아리에 쥐가 나기 시작한다.

벌써?

이상타.

하긴 자전거 타는게 꽤 간만이다.

설악산다녀오느라 한주 쉬고  사고나서 한주쉬고

어쩌다 보니 근 삼주만에 자전거 안장에 올라본다.

맞아.

엉덩이가 아픈거보니 안탄지가 꽤 됐어.

뒷꿈치를  쭉 뻗어 페달링을 해보니 쥐도 풀리고 힘도 더 붙는거 같다.

전재를 넘어 내리막길을 내려꽂다보니

귓가엔 바람소리만 가득하다.

잠시 날 잊었다.

가을인것도 잊고

그간의 잊자 잊자 몸부림도 잠시 잊었다.

 

이른 점심을 먹고 산 깊숙히 임도를 따라 들어간다.

낙엽송은 산자락에 여름날 황토물같은 흔적으로 능선을 따라 흘러내린다.

임도 흙바닥으로 바늘처럼 뾰족한 낙엽송의 낙엽들이 덮였다.

언덕이 제법 가파르다.

두사람은 결국 자전거에서 내렸다.

힘겹지만 내가 오르지 못할만큼은 아니다.

임도 내리막은 급커브 시멘트 포장이다.

시멘트 도로가 끝나자 울퉁불퉁 돌자갈길에 정신이 하나도 없다.

그래서 또 나를 잠시 잊는다.

 

운학으로 접어들자  편안한 포장도로에 주변 경치가 그만이다.

강을 따라 펼쳐진 산그늘엔 유난히 단풍색이 선명하다.

가슴깊숙히 숨을 들이켜본다.

그리고 또 뱉어내고.

갈대가 무성한 언덕도 만났다.

앞선사람들 �다보니 사진찍을 겨를이 없어 그냥 지나친다.

다음주엔 이리로 산행이나 와볼까,,,하는 생각이 바람결처럼 스쳐 지난다.

 

출발한지 67킬로미터 지점에서 종아리에서 시작된 쥐는 허벅까지

타고 올라온다.

결국  자전거에서 내려야했다.

갑작스레 너무 무리한 강행군이었어,,,

이래서 도로 라이딩은 싫어.

숨가쁘게 �아가는게 너무 싫어.

 

난 내방식대로 그냥 천천히 가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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