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실아!
오늘 아빠랑 산에 갈래?"
"어느산? 나 시험공부해야돼서 먼데는 못가"
아차,,,그렇구나.
마누라는 일하느라 바쁘고 딸아이는 공부하느라 바쁘구나.
그럼 오늘도 혼자 놀아야겠네.
또 자전거를 끌고 나서야지 뭐.
일단 자전거에 올라 앉아서 목표로 잡은 곳은 매일 가는 백운산의 반대쪽
소사리재로 정했어.
우선 치악산 옆구리로 우회하는 황골언덕을 올라서
흥양리 골짜기로 내려가는거야.
그리곤 구룡사입구쪽으로 지나가면 새말이 나오고
거기서 옛날 영동고속도로로 해서 파스퇴르우유가 있는 언덕을 오르는길이
소사리재라고 했으니까 그리로 가면 되겠지.
그래서 그쪽으로 달려갔어.
아직 치악산은 가을색이 짙어지지 않았어.
여기까지 단풍이 물들려면 시월말은 되어야겠지.
다만 길가 잡풀들사이로 하얀 갈대만 보여도 가을인줄은 알겠어.
난 갈대가 참 멋져보여.
특히 저녁햇살에 하얗게 빛나는 갈대는 더 멋지지.
내가 원주에서 살겠다고 인천생활 정리하고 내려왔을�만 해도
영동고속도로는 이차선의 중앙분리대도 없는 초라한 고속도로였어.
지금 자전거로 올라가는 이길이 차로 올라갈땐 꼬불꼬불 커브길에 경사로여서
늘 이곳에서 차가 밀렸던거 같은데 지금은 간간히 오가는 차량들뿐.
경사가 심해서 힘들지않을까 걱정했는데 그리 경사가 심하진않네.
다만 두시간이상 도로를 탔더니 엉덩이가 얼얼할뿐.
한가한길이라 자전거타기에는 아주 제격이군.
꼬불꼬불한 산길을 쭉~뻗은 4차선 고속도로로 만들려니 산과 산 사이를
높다란 다리로 연결해야했어.
이산과 저산을 연결하는건 소쩍새 울음소리만이 아니었어.
산과 산이 연결되고 들과 들이 이어지고
그 사이 흐르는 몇개의 내와 강줄기위로도 길은 뻗어나갔어.
막힘없이.
하지만 마음은 길로 흐르는게 아니라서 저 곧고 탄탄한길로는 갈수없지.
골짜기에 안개가 드리워질때 그 안개를 타고 흘러가 닿으면 모를까,,,
고속도로보다 더 높은 고갯마루에 올랐을때
차들은 고속도로위를 바람처럼 달리고 있었고
난 길바닥에 앉아서 목을 축여야했어.
그 길위에 대자로 느러누워서 한숨자고가고 싶었지만
간간히 지나는 차들때문에 아쉬웠어.
소사리재
흥!
아무것도 아니야.
내가 넘어가야하는 고개에 비하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