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길로 할인매장으로 나나 제법 묵직한 사료한포를 사와서
공장 앞에 하나 뒤에 하나 두군데에 두었다.
이젠 이사 갈일도 없어서 내가 공장을 유지하는 동안은 매달
사료를 준비할수밖에 없다.
녀석은 다른 녀석들이 다 배를 채우고 가고도 며칠이 지나서야
나타났다.
겁도 없이 내게 다가와 앵앵 소리를 낸다.
밥 먹는 동안 자세히 보니 한쪽 귀가 잘려있다.
첨엔 다른 누군가와의 싸움흔적이려니 했는데 딸아이 말로는
중성화 흔적일거란다.
그렇군.
어쨌든 너는 이제부터 "짝귀"다.
이젠 여러아이들이 내 출근을 기다린다.
거리도 점차 가까워지고 있다.
줄무늬가 멋진 녀석.
꼬리가 반쯤 뭉개진 녀석.
귀여운 새끼 둘을 데리고 나타난 녀석.
비슷비슷해서 이름 붙이기도 애매한 녀석들이다.
가끔은 지들끼리 싸움을 벌여서 중재에 나서기도 하다보니
공장안쪽에 밥그릇 하나를 더 두었다.
사무실에 있다보면 배를 채우고는 공장 안을 한바퀴 둘러보고 나간다.
공장 한켠에 있으면 사무실을 휘젓는다.
그래도 녀석들이 있어 외롭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