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산을 사이에 두고 한편엔 선암사가 있고 그 반대편엔 송광사가 있단다.
제일 좋은건 한쪽에서 출발하여 산을 넘어가 또 다른 절을 만날수 있다는 그길을 걷는것이다.
절이 신라시대에 세워졌건 고려시대에 세워졌건 그건 내 알바 아니고.
승선교가 보물이건 무슨무슨 석탑이 보물이건 그것도 내 알바 아니고.
그저 나는 길을 걸으며 느끼며 마음을 쉴수 있으면 되는거다.
신록이 우거졌다면 몸에 좋다는 피톤치드라도 기대해볼만 하겠다만 한겨울에 무슨 산림욕을 하겠나.
시간이 없으니 송광사와 선암사중 하나를 선택해야했다.
송광사는 규모가 크고 풍광이 좋고 선암사는 작지만 옛모습이 많이 남았단다.
그럼 당연 선암사지.그게 내 선택기준이다.
절 입구 부도탑에서 다른 부도탑과 달리 사선으로 삐딱하게 서있는 부도탑이 보였다.
왜 일까?
저 부도탑의 주인이신 그분은 혹 격식을 싫어하시고 톡톡 튀는걸 좋아하신 분이셨을까?
남들이 다 한곳을 보고 서 있으니 난 다른쪽을 봐야겠다라고 일갈하신건가?
그렇다고 왜 그런지 부도탑의 내용을 읽어보진 않았다.
난 한문 잘 모른다.게다가 이런곳에서 쓰는 한문은 더 어렵다.
큰길을 걸어가다가 한편으로 난 작은길이 있길래 그길로 가봤더니 이런 풍경이 보였다.
새삼스러운 풍경은 아니다.
이미 인터넷에서 승선교의 멋진 사진들을 몇차례 봤으니.
그래도 내 눈으로 본것과 남의 사진으로 본걸 비교할수 있나.
승선교아래 물에 비친 누각의 반영이 은근하다.
개울가로 내려가 이 풍경을 담고 있는데 누군가 내 뒷쪽에 따라 붙었다.
젊은 친구들이 사진여행왔나보다.
그 후로도 이 명당자리를 여럿이 다녀갔다.똑같은 풍경은 별 재미없는데,,,
아쉽게도 한시간만에 후딱 선암사를 돌았다.
나중에 알고보니 선암사올라가다가 야생차전시관쪽으로 올라가는 산길이 그리 호젓하고 좋단다.
다음엔 그리 가보도록 하지.
키큰 아름드리나무 아래 통나무 벤치가 놓여있다.
쉬어가도 좋겠다.
나무그늘 아래서.여름이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