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을 멈추고

겨울 소쇄원

치악동인 2012. 2. 15. 16:57

소쇄원에 처음갔었던 날은 가을.

그 풍경이 머릿속에 오래 남아 다시한번 남도쪽 여행하기를 소원했다.

비록 겨울풍경이라 그날만큼의 아름다운 색의 향연은 없지만,

역시 소쇄원의 풍경은 좋다.

그 가을에 썼던 카메라는 카드사에서 포인트로 살수있는 싸구려 똑딱이 카메라였지만

색감표현이 아주 좋았다.

이젠 액정도 망가져버리고 새카메라에 밀려 활용도가 거의 없지만 정이 든 물건이라

아직도 배터리 완충해서 차에 가지고 다닌다.

광풍각이니 제월당이니 하는 이름들은 그닥 중요한게 아니다.

이걸 누가 만들었냐 하는것도 내겐 중요치 않다.

자연지형을 최대한 살려 만든 최고의 정원이란 사실도 중요치 않다.

잠시 짬을 활용해 이런 풍광을 보고 담고 전할수있다는게 좋을뿐이다.

가늘게 내리던 비가 그쳐간다.

흐린 날씨덕에 사물의 색이 더 진하게 느껴진다.

이끼냄새.풀냄새 오래된 고택의 냄새까지.

 

 

 

광풍각 개울가의 오래된 나무속에서 다람쥐한마리가 고개를 쏙 내민다.

이놈이 아주 좋은곳에 자릴 잡았다.

응?

녀석이 한참을 오르락내리락 하더니 나무뿌리 근처로 내려가 한참을 운다.

첨 들었다.

다람쥐소리. 삐~익삐~익.

이놈 혼자인가 보다.

 

광풍각 툇마루에 걸터앉아 책이라도 한권 읽고가면 참 좋겠지만

회의시간 잠시 연기된틈을 타서 행한 땡땡이라 사치를 부릴순 없겠다.

이렇게 볼수 있고 전할수있다는것만해도 행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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