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다닥 만든 서류 메일송부하고 퇴근했다.
열시면 어디든 갈수 있는 시간이다.
치악산꼭대기도 널널하게 다녀올수 있고 대관령 선자령도 충분하다.
미용실 들려 영선씨가 11개월만에 처음 타주는 커피한잔을 마시고 집으로 올라왔다.
"철푸덕 철푸덕"
이 소리는 눈길에 미끄러진 엉덩이 큰 아저씨가 엉덩방아 찧는 소리가 아니다.
우리집 세탁기 돌아가는 소리다.
이런,,,
사십분쯤 남아있단다.
나처럼 착한 남자가 얼마남지도 않은 빨래를 모른척하고 나갈수는없다.
내가 안하면 그렇잖아도 바쁜 내 아내가 삼층계단을 헐레벌떡 뛰어올라와야 할지도 모른다.
같이 사는 남자가 그런거 모른척하고 그럼 못 쓴다.
기다리자.세탁기 다 돌아갈때까지.
그리고 집안을 둘러보니 햇살에 비친 거실바닥이 온통 털 천지다.
얀이 보리녀석들 화장실에 들어갔다 젖은 발로 나와 누비고 다닌 발자국이며 이런저런 얼룩.
세탁기 기다리는 동안 청소기도 돌렸다.
스팀청소기로 말끔히 얼룩도 지웠다.
그러는 동안 세탁기도 할일을 다하고 동작을 멈췄다.
빨래를 널어야하는데 건조대엔 마른빨래가 점령중이니 일단 빨래를 걷어야할거 아닌가.
걷으면 개켜야하고.
휴,,,
겨우 빨래 널고 개켜놓으니 딸아이 전화다.
"아빠. 감자탕 드실래?"
그러더니 내 몫으로 뚝배기 하나와 밥공기를 배달해준다.
밥까지 다 먹고나니 시간은 오후로 접어들어 한시를 가르킨다.
산에가긴 글렀다.
그렇다고 집에서 뒹굴거릴수야 없다.
그래서 만난 겨울 풍경이다.
----숯 공장에서 피어오르는 연기----
----겨울을 즐기는 사람들----
난 보드타러 언제 가나,,,
시즌권 끊어놓고 여태 한번을 못 갔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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