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을 멈추고

심심풀이 산행 2

치악동인 2009. 11. 11. 11:50

휴가 삼일째.

아내 쉬는날에 맞춰 휴가가 시작됐으니 하루는 그냥 갔다.

아는집이 식당을 개업했다니 개업인사겸 점심을 개업집에서 먹다보니

하루가 후딱 갔다. 

하루는 치악산비로봉에 다녀온걸로 떼웠다.

뭐할꼬,,,

제천에서 청풍쪽으로 가면 단양과 청풍에 걸쳐져있는 금수산이란 산이 있다.

아침먹고 치우고 책 잠깐 보다보니 점심이다.

아예 장모님과 점심까지 먹고 나서다보니 시간이 많이 늦었다.

제천으로 향하는 길에 나란히 기차가 달리고 있다.

나도 달렸다. 

게으른 산행을 하다보니 코스는 늘 최단코스로 정한다.

금수산은 단풍으로 꽤 알려진 산이긴 하지만 시기적으로도 이미 단풍은 늦었다.

붉은색 단풍은 길에 떨어져 뒹군다. 

산 입구에 걸린 싯귀처럼 난 혼자서 간다.

인적없는 산으로.

산골짜기 돌틈으로 흐른다던 물도 없는 산길을 홀로 간다.

 

 세월을 많이 겪은 나무 둥치를 만났다.

선운사 올라가는길에 만난 고목들에게 단순하고 합리적인 이름을 붙였던 적이 있었다.

"세월1"

"세월2"

"세월3",,,

지금은 그때가 옛날이 되어 버렸다.

산정상까지 올라가는데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린것같진 않았다.

금수산정상은 대부분의 우리나라 산들처럼 암봉으로 이루어져있었다.

바윗돌에 뿌리를 내린 소나무가 바람에 흔들리는 정상에서 처음으로 사람과 조우했다.

그사람은 내가 올라오는걸 위에서 봤나 모르지만 난 기척없이 철제난간 한쪽 귀퉁이에서

나타난 그 사람때문에 놀랐다.

내려오는길도 인적은 없었다.

정상에서 만난 유일한 사람은 내가 올라온길로 내려갔다.

쓰러진 낙엽송위로 낙엽송 노란 낙엽이 이불처럼 덮혔다. 

 

 이렇게 또 하루가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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