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을 멈추고

콧구녕 바람넣기

치악동인 2009. 10. 15. 09:19

예정에 없는 출장을 잡아서 콧구녕에 바람넣으러 나갔다.

지지난주에 아산갔을때 잠시 시간이 남아 어디 둘러볼데가 없을까

네비선생님께 주변검색으로 여쭈었더니,

아주 가까운곳에 "은행나무 길"이 있단다.

가을 현충사도 좋겠으나 천천히 둘러볼 여유는 없고 거긴 몇번 가봤으니

은행나무길을 찾아가봤다.

그것참,,,

출장나가면 늘 지나가는길 한쪽에 있었던걸 여태 몰랐네.

대략 일킬로쯤 아름드리 은행나무가 마치 담양의 메타세콰이어길을 생각나게 했는데

아쉽게도 노란물이 들지 않았다.

회사에 돌아와서도 그길이 노랗게 물들면 기가막히리라는 기대가 머릿속을 떠나지않아

기어이 출장을 만들어 다시 갔다. 

 아쉽다.

아직도 노란물이 안들었다.

실망감에 차에서 내리지도 않고  대충 찍었다.

무심결에 창문 열었다가 얼른 다시 닫았다.

잠깐사이에 차안으로 밀려들어온 냄새는 차안의 묵은 냄새를 충분히 덮어버리고도 남았다.

 돌아오는길.

늘 다니던 큰길을 버리고 무작정 방향만 보고 작은길로 들어섰다.

경로를 이탈했다고 네비가 시끄럽다.

전원을 확 꺼버리고 나니 조금 미안하다.

필요할땐 '어디 갈데 없수~'물어보다가 조금 시끄럽다고 냅다 꺼버리고.

사람이건 물건이건 마음을 열고 대할일인데 난 늘상 닫힌 마음이다.

차가운 눈으로 보고 차가운 마음으로 대하고.

마음을 열었다 다칠일이 지레 걱정인게지.

들판은 온통 가을.

라디오에서 생뚱맞은 질문을 던진다.

"당신에게 이 가을은 몇번이나 남은 가을일까요" 

 

'발길을 멈추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골풍경  (0) 2009.11.05
바닥이 잘 보이지않는다  (0) 2009.11.02
낙서하기 좋은  (0) 2009.08.31
버섯  (0) 2009.08.15
기다림이 있는 풍경  (0) 2009.08.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