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하고 집에 들어가 소파에 엉디 붙이는데 하필이면 홈쇼핑광고가 나온다.
아마도 장모님이 하릴없이 틀어놓은 프로그램인가보다.
어라?
벽걸이 티비가 생각보다 싸다?
지름신이 어느샌가 내게 강림하셨나보다.
신용카드 꺼내들고 전화기를 들었다.
일사천리.
며칠만에 티비가 왔다.
음~!좋다.
이젠 일주일에 한번씩 DVD빵빵하게 즐길수있겠다.
그동안 보던 티비는 장모님방에 넣어드렸다.
침대에 누워서 보실수있다고 좋아하신다.
난 몰랐다.
유선방송으로 티비보면 디지탈방송과 아나로그방송이 수신되는데 시차가 난다는걸.
점점 귀가 어두워진 장모님방에서 나는 티비소리와 거실에서 나는 티비가
메아리처럼 시차를 두고 나온다.
이런 젠장,,,
티비만든데선 지들 죄가 아니란다.
유선방송에선 디지탈고 아나로그 차이란다.
장모님이 방문을 살짝 닫아주시면 좋으련만 그러실 의향은 없으신거 같다.
그렇다고 내가 닫아드릴수야 없잖은가?
시차를 두고 울리는 쌍나팔이라니.
어제 기어이 죄없는 딸아이에게 한마디했다.
"우리 저녁에 티비켜지 말자.그냥 책이나 보자"
딸아이 흔쾌히 수락하며 제방으로 공부하러간다.
나도 책한권집어들었다.
진도안나가는 "중국사기"다.
그때 마누라가 뾰족하게 한마디 한다.
"그나마 가족이 함께 티비보는 시간도 없으면? 그래! 각자 따로 살지 뭐"
에라,,,
그냥 쌍나팔이라도 틀어놔야겠다.
부작용은 어디서든 나타난다.
어쩜 부작용이 아니라 반작용이다.
술을마시면 전봇대가 달려든다던가
잊으려하면 더 절절히 생각난다던가 하는것들.
자유를 갈구하면 외로움은 덤이라던가하는것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