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내 물뜨러 다녔던 국형사에 차를 두고 보문사를 향해 비탈길을 걸어오른다.
국형사 샘물은 배관공사를 새로 하더니 그게 문제가 된건지 대장균이 검출 되었다는 경고가 붙더니
사람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물론 나도 발길을 끊었다가 그래도 국형사 물맛이 좋았던것 때문에 다시 찾았더니 꽁껑 얼어붙어 있다.
향로봉은 보문사까지 포장도로를 걸어올라가 절 앞에서 부터 본격적으로 산길이 시작된다.
스패츠와 아이젠을 착용하고 산길을 오른다.
비로봉보다는 한참 낮고 코스도 아주 짧다.
걷기 시작하는 국형사로부터 불과 2.5킬로쯤 되려나.
산길이 시작되는 보문사에선 1.1킬로니까 아쉬울만큼 짧은 길이지만 능선에 오르는 오백여미터는 꽤 가파르다.
표지판 뒷쪽 북쪽방향으로 나뭇가지 사이 비로봉이 보인다.
동남쪽으론 남대봉과 상원사로 향하는 능선
치악산 능선을 종주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상원사코스로 시작해서 구룡사로 넘어가는 대략 18킬로의 종주로를 걷는다.
상원사에서 남대봉으로 오르는 길은 유순하다.
금대리 영원사에서 상원사로 오르는 길도 비교적 순하다.
구룡사에서 비로봉으로 오르는길은 순한 계곡길과 험한 사다리병창길로 나뉜다.
산 아랫쪽 허옇게 눈 쌓인곳이 혁신도시건설로 파헤쳐진 곳이다.
저곳에 예정대로 공공기관들과 아파트들이 들어차면 원주 인구는 지금보다 훨씬 늘어나게될거란다.
그런데 그 많은 사람들은 어디서 오지?
그때가 되면 우리집 집값은 더 오르고 내 밭도 더 오를까?
그래서 따뜻하고 풍요로운 내 노후가 보장될수 있을까?
- 인터넷에 떠도는 웃긴 얘기 하나 -
강원도로 이사 간 부산사람의 일기
08월 12일
강원도의 새 집으로 이사 왔다. 정말 아름다운 곳이다.
태백산맥의 줄기는 위풍당당하다. 부산에서는 눈이 없었지만,
이 곳은 눈이 많이 온다는데 정말 기다려진다. ^o^
난 눈이 정말 좋다. 빨리 겨울이 되었으면 좋겠다.
10월 14일
이 곳은 정말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곳이다.
나뭇잎들이 전부 울긋불긋하게 바뀌고 있다.
산에 올라가서 우아한 자태로 노니는 아름다운 사슴들을 보았다.
어쩜 저리도 아름다울까!
분명히 세상에서 제일 멋진 동물이다.
이 곳은 천국과 다름없다.
이 곳을 사랑한다.
11월 11일
사슴사냥을 허가하는 기간이 왔다.
이렇게 멋지고 아름다운 동물을 사냥하려는 사람들을 이해 할 수가 없다.
사냥꾼들은 죄다 잡아다 삼청교육대로 보내야 한다.
저렇게 아름다운 사슴을 잡는다는 건 도저히 인간이라 여길 수 없다.
눈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온 세상을 하얗게 덮는 신의 선물... 아! 정말 기다려진다.
12월 02일
드디어 간밤에 눈이 왔다!
만세! 만세! 만만세다!
아침에 눈을 뜨자 온 세상이 하얀색으로 덮여 있었다!
아름다운 풍경화 같다!
마당을 쓸고 길을 냈다.
아내와 눈싸움을 했다. (내가 이겼다!)
제설차가 와서 길을 치우며 집 앞으로 눈이 몰렸다.
아내와 같이 치웠다.
아! 얼마나 아름다운 곳인가! 이 곳을 사랑한다.
12월 12일
간밤에 눈이 더 왔다
아름다운 눈이다.
제설차가 또 와서 길을 치웠다.
집 앞을 다시 치웠다.
아름다운 곳이다.
12월 19일
눈이 더 왔다.
출근을 할 수가 없었다.
오전 내내 삽질하기에 지쳐 버렸다.
삭신이 쑤신다.
이건 뭐 내몸이 내몸 같지가 않다. 염병할..
그 놈의 제설차가 오전 내내 오지 않았다.
12월 22일
하얀 똥덩어리(-_-)가 간밤에 더 쌓였다.
삽질하다 손에 물집이 생겼다. 우c~
이 놈의 제설차는 내가 집 앞을 다 치울 때까지 숨어 있다 오는 것 같다.
사람을 놀리는 거야 뭐야! 씨양놈으 c끼!
빨랑빨랑 와야지!
12월 23일
드디어 몸살이 걸렸다.
아내도 같이 걸려서 병간호도 해줄 사람이 없다.
약도 사러 갈 수가 없고..
우와 진짜 욕 나온다.
12월 24일
꼼짝을 할 수가 없다.
아내와 난 이틀동안 아무 것도 못 먹었다.
하지만 힘을 내야지.
저녁 무렵이 되니까 몸이 좀 나아지는 것 같다.
12월 25일
크리스마스라구? 빌어먹을!! 그게 어쨌다는거야
방송에선 서울 놈들이 눈이 안 와서 화이트크리스마스가 아니라고
생지x들을 떤다.
개눔c키들! 저것들은 여기로 잡아다 사흘밤낮 눈만 쳐다보게 해야 한다.
간밤에 끄 망할 놈의 눈이 더 왔다.
간신히 몸을 추스리고 일어났는데 말이다.
빌어먹을 놈의 제설차는 내가 눈을 다 치울 때까지 기다렸다가 집 앞으로
잔뜩 밀어 놓고 가 버린다.
개눔c키! 소금을 잔뜩 뿌려서 녹이면 될텐데 뭐하는지 모르겠다 .
도대체 대갈통이 도는 x끼들인지 모르겠다.
이렇게 많은 눈을 제설차로 다 치울 수 있다고 생각을 하다니...
소금을 찔찔 뿌리지 말고
왕창왕창 퍼붜야지 될 것 아니냐고 눈을 하얗게 뜨고 욕을 한바탕 해줬다.
쌍x의 새x들!
소금 뿌리는데 들어가는 돈이 지네 돈이야!
다 쓰라구 있는 국가 예산인데 말이야!
12월 27일
간밤에 더 많은 하얀 똥덩어리들이 쌓였다!
제설차가 지나갈 때마다 나와서 삽질한 것 빼고는 3일동안 집안
에 쳐 박혀서 한일이 없다.
도대체 어디를 갈 수가 없다.
자동차가 하얀 똥덩어리 속에 파묻혀 어디 있는지도 모르겠다.
여기가 도대체 사람 사는덴가?
일기예보는 또 30cm 가량의 눈이 더 온단다.
30cm면 삽질을 얼마나 더 해야 하나?
우와! 돌아 버리겠다.
12월 28일
기상대 놈들은 뭐 하는 놈들인지 모르겠다.
그러구두 월급받고 있다니...
핵폭탄으로 죄다 쥑여 버려야 한다.
그리구 눈 속에 파 묻어 버려야 한다.
일기예보가 틀렸다.
30cm가 온다던 하얀 똥덩어리가 무려 1m나 더 왔다.
1m30cm다.
도대체 이렇게 눈이 많이 올 수가 있는 건지 하늘에 구멍이 뚫렸는지
모를 일이다.
이 정도면 내년 여름에나 다 녹을 것 같다.
제설차가 눈에 파묻혀 운전수 놈이 우리집에 와서 삽을 빌려 달랜다.
그 놈이 밀어 놓은 눈 때문에 삽을 여섯 자루나 부러뜨렸다고 얘기
해주고 마지막 삽자루는 그 놈의 새x를 패면서 부러뜨렸다!
대갈통을 빠개 버리려다 말았다.
01월 04일
오늘 드디어 집에서 나올 수가 있었다.
가게에 가서 음식 좀 사고 돌아오는 길에 빌어먹을 사슴 놈이 튀어나오는
바람에 차로 치었다.
차 수리비가 200만원이 나왔다.
저 망할 놈의 짐승들은 다 잡아 죽여야 한다.
뭣 때문에 산에 돌아다니게 하는지 모를 일이다.
지난 11월에 사냥꾼들은 뭐 했는지 모르겠다!
기관총이라도 가지고 와서 염병을 할 사슴이라는 짐승은 죄다 피작살을
내야 할 일이 아닌가!
03월 03일
지난 겨울에 그놈들이 얼마나 소금을 뿌려 댔는지 차가 다 녹이 슬어
버렸다.
제설차로 밀어야지 도대체 왜 소금을 사용해서 이 모양을 만들어 놓냔
말이다.
국가예산이 저희 돈이란 말인가?
아껴 썼어야 하지 않은가!
무식한 새x들 같으니라구...
정말 도대체 신도 포기한 이 곳에서 사는 사람들은 제정신을 가지고 사는
사람들인지 모르겠다.
05월 10일
부산으로 이사 왔다. 정말 아름다운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