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시작해서 5센티쯤 눈이 온다고.
점심이면 그쳐서 맑을거라고.
그럼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눈꽃이 만발하리라,,,그래서 산에 더 가고 싶었다.
눈은 살짝 날리다 말았다.
그래도 기왕 가려고 했던 산이니 느즈막히 입석사로 향했다.
입석사 에서 스패츠와 아이젠까지 무장을 하고 올라간다.싸락싸락 싸락눈 맞으며.
하지만 시계상황이 영 아니다.
산은 구름에 덮힌게다.
눈이 쏟아지진 않았지만 습기를 머금음 구름에 덮혀 나무가지건 마른잎이건 심지어 지나는 사람들의 머리칼에도 상고대가 피었다.
상고대는 올라갈수록 점점 더 활짝 피어나지만 도무지 안개속이니 사진으론 표현이 안되네,,,
지나는 사람들의 노출된 머리카락은 여지없이 백발로 변했다.
나야 모자쓰고나면 노출될 머리가 없으니 그럴리는 없겠지만 입김이 서리는 곳엔 서리꽃이 피었을게다.
비로봉에 도착하기전에 길가 오목한 곳에서 선채로 이온음료한병과 시루떡 한조각으로 점심을 먹었다.
방석을 빠뜨리기도 했지만 앉아서 먹기도 어설프니 선채 발을 동동거리며 먹는다.
이럴때 보온병에 따뜻한 차라도 담아왔어야 할거 아닌가,,,
왕복 세시간만에 비로봉까지 다녀왔다니 안 믿는 사람들이 있어 정상 인증샷 올린다.
봐라! 정상이다.
정상에 오르는 계단을 오르는 이들은 대체로 말이 없다.
비교적 따뜻한 날씨라고 하지만 그건 산아랫동네 얘기고.
해발 100미터만 올라가도 기온은 뚝뚝 떨어진다.
사람들은 바람을 피해 바위뒷편이나 오목한곳을 찾는다.
이곳 바람을 그대로 맞았다간 아무리 보온성 좋은 옷을 입어도 금방 추위를 느낄거다.
가만히 있으면 안된다.
발을 동동 구르던 체조를 하며 밥을 먹던 움직여야 한다.
하늘만 열렸으면 얼마나 좋았을꼬,,,
상고대는 환상인데 어떻게 표현할 방뻡이 읎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