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저러한 이유로 인천생활정리하고
강원도 원주로 이사온후
툭탁하면 내려가야하는 경상도 출장.
통토사 근처를 지날때마다 한번 들려봐야지,,,맘속으로만 되니이다가
15년만에 기어이~!
오후 잠시 빈 시간을 이용해서 통도사를 들렸습니다.
일년에 겨우 한번 부처님오신날 법회나 참석하는,
게다가 부처님이 하지말라는 짓도 곧잘 일삼는 날라리 불자인 내가
이런 기회가 있을때마다 굳이 절집을 찾는것도 우습긴하지만
그래도 어이하겠습니까.
발길이 그리가는걸.
이름만큼이나 통큰 일주문이 있습니다.
여름한낯의 열기때문에 절을 찾는 사람들은 그다지 많지않았습니다.
우르르 몰려가는 사람들은 일본단체 관광객들이었고
간간히 가족단위의 여행객들뿐 대체로 한가했습니다.
좋지요.
난 이런 여유가 좋습니다.
아무리 유명한 풍경이 있어도 북적대는건 싫습니다.
금강계단과 삼성각사이
작은 연못위로 배롱나무 붉은 꽃이 떨어집니다.
저놈의 꽃들 지는꼴 보기싫어,,,
어느시인의 시한수가 또 웅얼거려집니다.
사진한장 찍어볼랬더니 웬 가족들이 한사람씩 번갈아 앞을 막아서는통에
십여분은 족히 지키고 서있다 겨우 찍었습니다.
지는꽃이 보기싫다고 피는꽃까지 미리 미워할순없습니다.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셨다는 금강계단 전각안에는
승복을 갖춰입은 아낙들이 수없이 반복되는 기원을 올리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부처님의 자비를 얻으려면 부처님 사리가 봉안된곳이
"기도빨"이 잘 받는다고 생각되어지나봅니다.
난 초입에 있는 법당에서 이미 삼배를 올렸으니 이곳은 그냥 지나치렵니다.
통도사를 한바퀴돌아 절담 밖으로 나왔을때
계곡을 따라 둥그렇게 이어진 담자락을 따라 스님한분이 걸어올라가십니다.
'스님. 절은 여기있는데 어딜 가시나요?'
질문은 안으로 삼키고 나도 스님따라 터벅터벅 걸어갑니다.
일반인이 구경하는 법당들 위로 스님들의 선방이 있습니다.
물론 외인은 출입금지지요.
한참을 그렇게 걷다가 다시 돌아왔습니다.
돌아가야할길을 마냥 걸어갈순없습니다.
통도사 일주문 앞에 부도탑이 있습니다.
33인의 뭐라고 적혀있었는데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난 그런거에 관심없습니다.
아마도 유명한 고승들의 부도탑이라는거겠지요.
하지만 일부러 앞줄의 폼나는 부도탑은 제껴두고 뒷줄의 소박한
부도탑에 눈길이 머물고 셔터를 누르게되는건 다 내 성격탓입니다.
주변을 둘러보니 사람도 없고 한적하길래
내 사진도 한번 찍어봤습니다.
삼각대도 없이 다리 기둥위에 세우고 찍을려니 쉽진않았습니다.
혼자 활짝 웃고 찍을려니 그것도 미친사람 같아보일까 안 웃었습니다.
게다가 난 웃으면 안되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습니다.
웃으면 눈이 안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