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없이 많은 경주 출장중에
몇해전
홀로 밤에 들러본 안압지의 밤풍경이 제일 기억에 오래 남았었지요.
천년도 더 지난 과거에 존재했던 왕궁의 별궁.
그 옆의 연못.
지난번에 왔을땐 인적이 없더니 오늘은 사람들이 꽤나 많습니다.
혼자 걷는 밤길이 그저 캄캄하기만 하다면 별로겠지요?
안압지 주변 산책로엔 조명등이 화려했습니다.
오두마니 서있는 벤치에 잠시 앉아 쉬어가도 좋으련만
혼자서 그 벤치를 차지하고 앉았으면 혹시 슬퍼질까 그냥 지나칩니다.
안압지옆에는 거대한 "연꽃단지"가 있습니다.
내 생각엔 "단지"라는 표현보다는 "군락지"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듯 싶은데,,,
밤사진을 찍기는 너무 힘들어서 아침에 약속시간보다 조금 더 서둘러 일어나 다시 나왔지요.
밤엔 꽃망울이 수줍더니 환한 햇살에 이파리도 꽃도 활짝 열렸습니다.
아침에 나오길 잘했어요.
연꽃군락지 건너편으로 첨성대옆 너른 들판에 진노란 황화코스모스.
밤엔 보이지않았던
들판을 가득 채운 황화코스모스가 바람에 출렁입니다.
내게 넘어오지 말라고 금긋기한 친구에게 머릿속 지우개를 핑계로 사진한장 보냅니다.
꽃잎에 앉았던 벌 한마리가 바람에 화들짝 놀라 날아갑니다.
이 여름도 이렇게 가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