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을 멈추고

망했다!청옥산 육백마지기

치악동인 2019. 11. 5. 15:06

 

 

 

나가기 귀찮아하는 마누라를 갈비먹으러 가자 꼬드겨서

집을 나섰다.

돼지갈비에 된장찌개로 점심을 해결하고 육백마지기로 간다.

어제 치악산 큰무레골로 올라 비로봉을 다녀왔는데

단풍은 이미 산 아래쪽만 겨우 남았다.

우리 이틀전에 충격적인 소식을 접한 후라 바람을 쐴 필요가 있었다.

원주에서 산 이십수년동안 가장 가까운 사이였던 사람의

암선고 소식이었다.그것도 3기라니.

참 열심히 살던 사람인데 이렇게 꺽이다니.

생존율이 절반이상이라고는 하지만 항맘치료는 그녀를 많이 지치게 할테니까 더 이상 활기 넘지는 모습은 볼수없을지도.

 

육백마지기로 오르는길은 가파른 고갯길을 수없이 돌아

비포장길을 한참 가야한다.

출발할땐 맑았던 하늘이 점점 먹구름에 덮히더니

육백마지기 정상에 도착했을땐 주차장 바로 옆에 선

풍력발전기의 날개도 제대로 뵈지 않을 만큼 안개가 밀려든다.

조금씩 내리는 비와 거칠어진 바람에 잠시만 밖에 서 있어도

한기가 든다.

그야말로 망했다.

한때 구름이 살짝 걷히기도 했지만 희망고문일뿐.

여긴 시월이 넘어가면 추워서도 안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