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잣말

오늘

치악동인 2017. 3. 4. 12:38

 

공장은 오늘 출근하지 않아도 된다

아내가 떡을 한조각 먹고 나갈수 있도록 전자렌지에 넣고

시간을 2분으로 맞췄다.

시작 버튼을 누르고 아랫층으로 내려가 히터를 켜고 올라왔다.

떡은 적당히 뜨거워져있다.

전자렌지에 뎁히기 어려운 떡은 찹쌀이 많이 들어간 떡이다.

특히 인절미 종류는 몇초만 더 돌려도 죽처럼 돼 버리지.

오늘은 정말 잘 뎁혀졌어.

침대에 비스듬히 걸쳐진채로 떡을 몇조각 먹었다.

아내가 출근한 이후로도 난 티비를 보면서 남은 떡을 꾸역꾸역

밀어 넣었다.

동네방네란 지역 프로그램은 수다스럽고 장난끼많은 남자 진행자와 그 남자와 장단을 맞추기도 하고 반박하고 구박도 하는 여자 진행자가 강원도 이곳저곳의 동네를 소개한다.

시골 아낙들의 막춤과 노래가 나오는 장면에서 티비를 껏다.

재미가 없어서는 아니고 더 꾸물대다가 아내가 투덜거릴것 같아서다.

토요일인데 미처 옆집 새마을금고에서 잔돈을 안 바꾸어놨단다.

가게 필요한 물건도 몇 있고.

후다닥 씻고 마트에서 물건 몇가지를 샀다.

찬이가 저녁에 온다니 비싼 한라봉도 한봉지 담았다.

녀석은 과일을 참 잘먹는다.

귤은 한자리에서 아홉개를 먹어 치운다.

레드향을 맛보더니 무지 좋아 하더란다.

한라봉도 잘 먹을게다.

 

아직은 바람이 차다.

산을 갈까 하다가 우선 동네 한바퀴를 돌며 부동산 옃군데를

들러 원룸과 투룸을 내 놓았다.

방이 몇개 되지도 않지만 지금껏 방이 안나가서 안달해본적도 없다.

그런데 요즘 분위기가 좋지 않다.

혁신도시 기업도시라는 호재로 아파트가 엄청나게 지어졌다.

게다가 원투름을 십여개씩 보유한 신축주택은 또 얼마나 많이 지어졌는지,,,

공급과잉이다.

임대로 노후를 보내겠다고 다닥다닥 원룸많은 주택을 가진 사람들은 속 타겠다.

 

우리집은 햇살이 참 질 든다.

며칠전에 마음의 호사를 누려보자고 서점에 들려서 산 책을 펼쳐들었다.

침실 침대에는 늙어서 귀 어두운 개 한마리와 고양이 두마리가 이불속에 파고 들어가 자고 있다.

늙은 개는 이제 주차장에 차 세우는 소리도 못 듣고 계단을 올라오는 내 발소리를 듣지 못한다.

현관문 여닫히는 소리가 제법 크건만 집에 들어와 한참을 덜거덕 거린 후에야 겨우 알아 차린다.

나도 눈이 어둡다.

햇살아래 책을 들었지만 작은눈을 더 작게 떠야 책을 볼수가 있다.

공장엔 돋보기가 여러군데 놓여져 있지만 집엔 없다.

어쩌면 발악인지도 모른다.

돋보기없이도 책 읽을수 있다는.

 

늙은 개 보다는 좀 더 젊은 고양이 보리가 내 무릎으로 기어른다.

이놈은 내 무릎이 편한가 보다.

제일 젊은 고양이 감자는 소파위 머리맡에서 그릉대다가 어디로 사라졌다.

이렇게 또 하루가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