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잣말
감옥
치악동인
2016. 12. 6. 22:41
저녁마다 아내에게 묻는다.
"저녁은? 뭐 먹을래?"
대부분 아내는 저녁생각이 없다고 한다.
점심을 늦게 먹었다거나,
손님들이 먹을것들을 가져와서 간식을 먹어 배부르다거나.
나도 점심을 늦게 먹었다.
대놓고 먹는 식당이 너무 혼잡하길래 점심시간이 훌쩍 지나서야 집에 와서 먹었다.
아침에 먹던거 뎁혀서.
오후엔 얼마전에 사고로 병원에 입원해 있는 후배의 문병을 갔다왔다.
오토바이로 새벽출근하다가 신호위반 차량에 부딪혀서 죽음의 문턱을 넘어 갔다왔다.
재활병원에서 재활중인데 아직도 말이 어늘하고 어깨통증이 심하단다.
사고로 장기간 입원중인 환자들중 우울증으로 극단적 선택을 한 사람들도 많단다.
그렇군.
나도 이해해.
그 고독.
가게문을 닫고 집에 올라와 또 묻는다.
"저녁은?"
"안 먹어도 돼:
난 조금 출출한데,,,
그냥 참아보려하다가 더 늦게서야 냉장고를 뒤지게 될텐데,,,
아내는 왜 내게 물어주지 않을까.
내가 아내에게 하는 질문을 왜 내게 해주지 않는걸까.
감옥같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