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잣말

어깨봉

치악동인 2014. 11. 17. 11:05

백운산으로 가는길은 굳이 차를 타지 않아도 된다.

휴양림으로 올라 가려면 어쩔수 없이 차를 타거나 자전거를 타야 하지만 우리 동네에서 걸어 올라가는 길도 있다.

백운산도 치악산 못지 않게 긴 산자락을 거느리고 있어 치악산과 연결된 산 줄기가 충주쪽으로 뻗어나가 달천강을 만난다.

중앙고속도로를 넘어 가기 전의 작은 공원.

색이 바랜 단풍들이 바닥을 덮었다.

색이 바래긴 산도 그렇다.

지난 주말 까지만 해도 신촌 전망대에서 본 풍경은 자작나무 노란 단픙의 색이 제법 남아있었는데 오늘은 황량하다.

여기선 왼쪽의 뾰족한 봉우리가 제일 높은 비로봉(1288미터)인데 사진으론 오른쪽의 향로봉이나 남대봉 보다 낮아보인다.

멀고 가까움의 차이가 높고 낮음을 분별치 못하게 한다.

저 치악산 능선을 종주하려면 대략 20km쯤 되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상원사코스로 올라 구룡사코스로 하산한다.

 

치악산 아랫쪽은 혁신도시 건설때문에 온통 공사현장이다.

지금 분양 받으면 떼돈을 벌거라며 분양을 유도하는 현수막이 길거리 가로수에 줄지어 걸려있다.

신촌 전망대에서는 말 그대로 신촌이라는 마을이 잘 보인다.

골짜기 안쪽으로 형성된 마을인데 이 마을은 어쩌면 몇년 이내에 수몰이 되어 없어질지도 모른다.

저 동네 어딘가에 소규모 댐을 만들어 원주천의 갈수기에 물을 공급하기도 하고 홍수 조절용으로 쓴단다.

그때는 이곳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지금과는 달라지겠지.

신촌전망대라는 널판지로 만든 이름표는 없어졌다.

대신 시에서 만든 예쁜 표지판이 새로 서 있네.

전에는 여기까지만 와 봤었는데 오늘은 조금 더 가 보기로 하자.

누군가 어깨봉을 찾아 갔다가 못 보고 지나치는 바람에 백운산 정상 바로 직전의 군부대 까지 갔다는데 잘 찾아가봐야겠다.

동네 사람들만 오가는 등산로이고 이곳 지나서부터는 거의 사람들 발길이 없는곳이라 정신 바짝 차리고.

그러려면 신문물의 도움을 좀 받는게 좋다.트랭글앱을 켜서 지도를 띄우고,,,

다행히 신문물의 도움을 받아서 지나치지 않고 찾았다.

워낙 사람 발길이 뜸한 곳이고 낙엽이 덮여있어 지나치기 쉽겠다.

나무 그루턱기에 겨우겨우 폰을 세우고 사진한장 남겼다.

혼자 다니면서 사진까지 낑낑대며 찍는게 우습긴 하지만 아무도 보는이 없으니 뭐 어때.

백수로 지낸 2주일이 훌쩍(이라고 표현하기엔 너무 힘들었지만 지나고보니) 지났다.

오늘부턴 본격적으로 창업준비다.

사업자등록증 내고 창업상담도 하고 임대한 공장 바닥청소하고 바닥페인팅까지 마쳐볼 생각이다.

 

어떻게 부닺혀야할지 떨리고 겁나지만 죽기야 할라고.

몸부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