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을 멈추고

첫 수확이다

치악동인 2012. 6. 27. 12:22

첫 수확이라고 단정짓긴 좀 그렇다.

오이도 따다 먹었고 고추도 벌써 여러개 수확했으니.

감자도 몇개씩은 캐서 먹어봤으니 아주 첫 수확은 아니다만,

그래도 감자밭  전체를  캐는건 첫번째이니 첫수확이라고 이름 붙일만 하다.

 

3월31일에 씨감자를 땅에 넣고 대략 90여일 만의 수확이다.

씨감자는 이틀전에 씨눈을 오렸는데 문제는 씨감자를 언제부터 준비하느냐가 배우지 못한 부분이다.

그 부분은 지은아빠가 준비를 했으니,,,

물 줄 필요없다는 지은아빠 말때문에 내 맘대로 물을 줄수가 없어

기록적인 가뭄소식에 내 속도 타들어갔다.

결국은 인터넷의 지식을 믿고 감자꽃이 필 무렵부터 보또랑의 물을 펌프로 퍼 올려

스프링클러를 돌리기 시작했다.  

 스프링클러도 그냥 돌아가진 않더라.

펌프로 물을 퍼올리는 흡수구는 자주 막혀서 아침,점심,저녁 갈수있는틈만 나면 밭으로 나갔다.

펌프앞에 거름망을 만들어 달고 수시로 청소하고.

 혹 지은아빠 충고를 무시하고 너무 물을 많이 줘서 감자가 썩을까 걱정되기도 했다.

그랬더니 처음 시험삼아 몇개 캤을땐 알이 아주 작았다.

그 후로 며칠,

흠뻑 젖도록 사흘간 물을 뿌려줬다.

 지나던 동네 사람들도 감자캐는걸 도와주겠다고 기꺼이 달려와준 사람들도 감자가 알이 굵다고 칭찬이다.

감자 알 굵기 만큼 나도 뿌듯하다.

가게 일찍 파하고 밭으로 달려나온 영선씨모녀.

"감자는 농부의 발걸음 소리를 듣고 자란다"는 아버지로부터 전해진 명언을 전해주었다.

정말 멋진 말이지 않은가?

 

 우리 딸은 생애 처음으로 감자를 캐 봤고(그건 나도 아내도 처음 해본 일이다),

트럭 짐칸의 감자박스 위에서 하늘에 별이 흘러가는 광경을 봤단다.

나도 아내도 딸아이도,

함께 도와준 새신랑 김사장님도

트랙터로 이 땅을 갈아준 홍남씨도,

감자캐기의 진수를 보여준 영선씨와 명신이도,

감자로 인하여 한껏 들뜨고 즐거웠다.

오늘  이땅의 감자를 위하여 초보 농사꾼 최씨가 세상이 떠나가라 만세를 부른다.

 

감자 만세~!

 

감자농사 정리

3월31일 씨감자 파종(비닐멀칭)

미국출장갔다와서 싹을 봤으니 4월 21일 경 약 이십여일만에 싹 출현.

감자꽃이 5월20일경 출현했으니 파종후 45일정도

대략 감자꽃필무렵 수분이 많이 필요하다고 했다니 이 시기에 물관리 하면 될테고.

수확은 6월26일에 했으니 약 87일만에 거둔셈이 되네.

 

문제는 감자 싹 틔우는건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