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의 우포
아직 봄기운이 뚜렷하진 않아.
군항제가 며칠 남지 않은 진해에는 꽃망울이 올라오고는 있지만 터지기 직전의
붉은빛은 아니네.
간간이 산아랫쪽에 한그루씩 피어있는건 아마도 매화일거야.
이런 이른봄에 우포를 간다는건 좀 쓸쓸한 풍경일듯 하지만 그래도 그냥 가긴 아쉬워.
차를 가지고 들어가기도 좋고 짧은 시간 둘러보기엔 그래도 주매제방쪽이 낫지.
창녕에서 빠져나와 시골길을 달려 주매에서 대대로 통하는 둑위로 올라섰어.
그리고 만난 풍경들.
봄기운보다는 겨울기운이 더 많은듯 마른 갈대잎만 바람에 서걱거리네.
오토바이 한대가 세워져 있고 환경감시원인듯한 복장의 사람이 둑위에 앉아 무언가를 관찰중이길래
길도 물어볼겸 다가갔어.
"뭘 그렇게 보시는 거예요?"
"도요새가 있어서 귀한 놈이라 사진한장 찍을라캣더니 잘 안되네여"
내 눈엔 하얀 중대백로만 뵈는데 도요새라?
어디어디,,,뭔가 작은 새같은거,,,
도요새가 큰 새던가 작은 새던가,,,흰색은 아니라고 들은거 같은데,,,
감시원이 내게 쌍안경을 넘겨주며 옆에 있던 하이브리드 디카를 들었다.
열배줌의 하이브리드라,,,어렵겠지.
쌍안경이 꽤 선명하게 잘 보여서 겨우 도요새를 찾았어.
까치보다는 작은 몸집이니 200밀리 망원으로는 어림없겠지만 귀한 새라니까 나도 망원을 바꿔끼고
감시원의 옆자리에 자리를 잡고 앉았어.
겨우 도요새 특징인 뒷머리가 구분될정도는 되겠다,,,
한참 도요새를 담겠다고 씨름하던 잠깐의 인연때문에 우린 정답게 인사를 나누고
감시원아저씨는 오토바이의 흙먼지를 남기며 오후의 햇빛속으로 떠나버렸네.
이제 넓은 우포의 제방위에 홀로 남아 오후 풍경을 즐겨 봐야겠어.
적막한 우포늪과 초봄의 오후 햇살과 비어 있는 벤치.
이건 너무 쓸쓸하지않은가.
제방위에선 바람이 제법 느껴졌는데 둑 아래로 내려서니 잔물결도 느껴지지 않는 물위에 빈배.
어허,,,이것도 쓸쓸하네.
이 느낌은 또 뭔가.
조용한 기다림같지않은가.
이럴땐 그냥 걷는게 최고야.
햇볕이 비타민D생성에 아주 좋대요.
들길따라 느리게 때론 빠르게 걷는것도 좋겠어.
아무래도 도요새는 아닌것 같다,,,
큰 분류의 "도요목"과는 맞는데 조류도감 찾아보니 뒷꼭지가 삐죽 튀어나온 비슷한 녀석은
"댕기물떼새" 한 녀석뿐이 안보인다.
댕기물떼새
머리의 검은색 긴 머리깃이 특징이다. 등과 날개 윗면은 광택이 나는 녹색이며, 가슴에는 검은색 띠가 있다. 날 때 날개 끝과 허리의 흰색이 선명하게 보인다. ▲어린새: 어미새에 비해 어리의 무늬와 색이 뚜렷하지 않으며 댕기가 짧다. 몸 윗면의 깃 가장자리는 황갈색. ▲소리: 가늘게 '위이-입'하고 운다. ◎서식지: 습지, 하구, 호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