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을 멈추고
복수초
치악동인
2011. 3. 19. 14:47
황사가 왔다.
자전거로 가려던 계획을 취고하고 얀이를 데리고 복수초 만나러 간다.
성황림안에는 들어갈수 없다던데 어떻게 해야하나 싶었는데
입구에서 근사한 카메라를 맨 사람을 만났다.
"꽃이 피었나요?"
"네. 아주 이쁘게 피었네요."
"안에는 못 들어간다면서요?"
"안에는 못 들어가는데 건너편에도 있네요"
그래서 나도 봤다.
얼음 속에서 핀다는 그 "복수초"
꽃을 밟을까 얀이를 몇 걸음 떨어진곳에 묶어 뒀더니 동네가 떠나가라고
낑낑거린다.
저 놈은 내 평생의 웬수인가보다.
왜 데리고 나왔을꼬,,,
개울가 얼음 풀리고 꽃이 피고 게다가 황사까지 오니 봄은 봄이다.
황사를 씻어내는 봄비가 왔다.
방안에 갇혀 오전을 무료하게 보냈다.
얼마전부터 틈 날때 읽던 박완서 수필집이 차에 있건만 그것 가지러 내려가기도 귀찮다.
언제 비가 그치나 창밖을 보다가 비가 진눈깨비로 바뀐걸 알았다.
아하,,,설중 복수초를 보겠구나 싶었다.
하지만 눈보다는 비가 많았다.
괜히 이런날씨에 또 사진찍으러 나간다고 해봐야 마누라 잔소리만 쏟아질거다.
날이 조금 개이고 나서 가게로 내려가 얀이 핑계를 댔다.
"얀이가 따라 다니면서 옆에 붙어 앉아 방귀를 뀌어대니 미치겠다"
그건 집을 나설 핑계긴 하지만 거짓말은 아니다.
개는 소리없이 방귀를 뀌고 그 냄새또한 지독하다.
어제 복수초를 보았던 곳에 다시 갔다.
설중 복수초를 기대했건만 눈은 없다
그런데 복수초도 없다,,,
이놈들이 지들이 무슨 도마뱀이라고.
발밑을 조심하며 낙엽과 검불사이로 시력집중이다.
있다.
온몸을 움추린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