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을 멈추고

뜨거웠던 날의 추억

치악동인 2010. 12. 24. 17:18

바람많은 제주답게 바람이 꽤나 불었다.

일출봉에서 조금 더 남쪽으로 내려가 섭지코지를 들렸다.

누가 그랬지.

섭지코지의 풍경이 제일 좋았다고.

그래서 시계반대방향으로의 일주계획 첫번째를 섭지코지로 내려가서

시작하기로 했다.

물론 우리 식구들은 내가 왜 그렇게 동선을 짰는지 알지 못하지.

 

역시 여자들은 햇빛을 조심해야한다.

거추장스러운 양산을 한사코 고집하는 둘째누나.

빵떡모자를 눌러쓴 큰누나.

맞어.

햇볕은 조심했어야 했어.

내가 출장다닐때 썬크림만 신경써서 발라줬어도 지난 여름에 피부과에 끌려가서

레이져로 내 얼굴을 지져대는 수모는 안 당했을꺼야. 

섭지코지는 산책하기 딱 좋은 적당한 경사와 눈이 시원한 바다풍경이 있어 좋았다.

물론 여행 첫날이니 다리힘도 충분하고 들뜬 기분이니 어딘들 못 갈까.

그런데도,

조~만큼 보이는 등대있는곳까지 가보자는 내 말에 다들 고개를 젓는다.

"여기서 보면 되지 뭘 거기까지 가냐?"

누가 그랬지?

담엔 안 데리고 갈테다.

 여럿이 사진을 찍다보면 꼭 눈 감는 사람있다.

이번엔 둘째누나다.

나야 눈이 작아서 햇볕아래 서면 떠도 감은눈이 된다지만 누나는 왜 그랬을까.

이번엔 바람이 불어서 그랬나보다.

다들 이마가 시원하게 벗겨진거보니.

바람은 시원한데 햇볕이 너무 뜨거워.

대충 봤으면 얼른 길을 떠나야해.

오늘 중에 종달리 해안을 거쳐 서쪽 한림해변까지 돌아볼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