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잣말

올망졸망

치악동인 2009. 8. 10. 16:49

아주 오랫동안 연락두절된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내가 남의 안부를  잘 챙기지않는 냉랭하고 무관심한 인간이다보니

간혹 궁금하긴 했지만 애써 찾아보지는 않았었다.

근 십여년 만인가 보다.

죽지않고 살았단다.

그건 다행이다만 어찌 살았냐 물으니 꽤나 힘든 시간을 보냈단다.

딸하나,아들 하나를 둔 그 친구는 잘 살기위해 나름 애썻다.

가진것없이 시작해서 배운 도둑질로 공장도 하나 벌렸고 밤 늦도록 일하고

엉덩이 불붙은 놈처럼 쫒아다녔다.

그러던 어느날 아내와 이혼을 하겠다는 얘기가 전해왔다.

아내가 자주 가출을 한단다.

주변이야기와 친구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대충 그들의 사연은 이랬다.

친구왈: 니 낯에 집에 안있고 어디 갔다왔나?

친구부인왈:동네 아줌마들하고 그냥 놀다왔다. 니 나 의심하나?

친구는 공장에 찾아온 손님들의 점심접대상 한적한 교외의 식당으로 밥 먹으러 나가는일이 잦았는데

그런곳에 가보면 아주 흔하게 불륜 남녀들을 목격하게 된다.

불륜이라고 써 붙이진 않았지만 누구나 척 보면 알만큼 티나는 인간들도 많다.

그런일을 자주 목격하다보니 집안에 있는 내 와이프는 잘있나?라는 의심이 들었고

집을 비운 아내를 채근하게 된것이다.

의심은 구속과 반항, 탈출로 반복되고 결국 둘은 갈라섰다.

연락이 두절되기 직전 옆에 끼고 나타난 뺀질뺀질한 여자랑은 잠깐 사귀다 헤어졌단다.

얌전한 여자는 아닌것 같드만,,,

 

오랜만에 친구전화를 받으니 내가 잊고사는 또 다른 친구에게 전화를 해봐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내 전화를 받고 깜짝 놀라는 친구.

"뭔 일있나?"

"별일없어. 그냥. 그나저나 전에 통화할때 막내가 다섯째였던거 같은데 맞나? 네째였나 다섯째였나

좀 헷갈린다."

"음,,,그 밑에 하나 더 있다."

"허,,,그럼 여섯이란 말야??"

 

참 환장하겠다.

산에 올라갔다가 올망졸망 피어오른 버섯을 보니 그 친구의 아이들을 보는것 같다.

 

인생 참 가지각색으로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