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잣말

막걸리한잔

치악동인 2009. 3. 6. 11:58

점심시간이 코앞이니 출출할때도 됐다.

작업진행 점검 해보려고  현장을 둘러보는데 어째 인간들이 쭐었따??

내가 툭툭 짤라낼만큼 힘 있는 사람은 아니지만 내 허락없이 내 쫄들을 짜르지도않는데

다들 어디 있는고?

오늘도 범인은 전무님이다.

이 양반 지 할일없다고 여기저기서 직원들 솎아내서 데리고 나가더니 회사 들어오는 입구

석축에 엉크러진 마른나뭇가지 정리한다고 팔걷어부치고 나섰다.

어쨋거나 누군가 해야할일.

더군다나 윗공장 시멘트 먼지가 겨우내 가뭄으로 덕지덕지 쌓였으니 쉬운일도 아니다.

언젠가 산책나갔다가 언덕길 올라오기 싫어서 석축딛고 폴짝거리며 뛰어올랐다가

옷이 온통 뿌옇게 됐던 적이있으니 그놈의 먼지는 안봐도 알쪼다.

 

어라?

그것도 들일이라고 막걸리통이 한옆에 뒹군다?

얼른 들어봤다.

촐랑촐랑~

내 느낌으로 족히 종이컵 두잔은 나오겠다.

이런 횡재라!

우선 한잔 따라 마셨다.

역시 내 짐작대로 딱 두잔 나온다.

내가 막걸리잔 기울이는거 보고는 아랫쪽에서 한마디 한다.

"그거 먹으면 짤려요~!"

아마 바깥에서 먼지 뒤집어쓴 사람들에게나 허용된 음주라는 말일게다.

흥!

나 동방불패 삼인방이다 왜!

 

빈속에 술들어가니 눈앞이 아른아른하다.

그 와중에 넌 왜 비집고 나와 내 앞에 어른거리나.

넌 내속에 가만히

그냥 가만히 출렁대지 말고 있어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