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번째던가 다섯번째던가,,,
엄마 제사에 올라가다가 서울근처에서 꽁지를 받혔다.
앞에 밀려있는차들때문에 멍~하니 대기하는데 냅다 박더라.
그땐 일이 너무 많아서 병원 가볼 엄두도 못냈다.
뭐 그렇게 아픈줄도 사실 몰랐고.
아내도 병원에 안가볼참이었는데 손님머리자르다가 어깨가 아파서
가위를 덜궜단다.
그래서 그땐 아내만 병원치료받았다.
두번짼 추석날 일찍 집으로 돌아가려고 막힌 고속도로를 줄지어 내려오다가
뒤에서 졸던 아저씨가 박았다.
그땐 나도 병원치료 받았다.
후문에 의하면 나를 박았던 그 아저씨가 심히 투덜댔다고 한다.
"뭐 고까짓걸가지고 병원엘 간대!"
지금 생각하니 열 받는다.
지는 뻔히 보면서 박았으니 괜찮지.
멍하니 넋놓고 있다가 받혀봐라.
그게 괜찮나.
내가 똑같이 한번 박아주고 비긴걸로 할껄 싶었다.
십여년 타던차를 바꿨다.
조금더 나은걸로.
새차바꾸고 겨우 일년을 막 넘긴 추석전날 서울올라가다가 또 받혔다.
이번엔 사중추돌이다.
터널들어가자마자 길이 밀리길래 급하게 차를 세웠다.
뒤를 봤다.
두번 받힌 이후론 내 뒷차에 상당한 공포감을 느낀다.
뒷차도 적당히 잘 섰다.
휴~ 안박았다고 마음놓고 있는데 갑자기 충격이 왔다.
내 뒷차를 박아서 그차가 날 박고 난 또 앞차를 박았다.
앞뒤범퍼 다 갈았다.
또 병원신세 졌다.
세식구가 �트로 병원한층을 점령하고 나란히 링거줄을 달고 다녔다.
꼬라지하고는,,,
늘 어깨는 한짐 짊어진듯하다.
병원치료래야 고작 진통제에 아침저녁물리치료 삼사십분이다.
그걸로는 텍도 없다.
그렇다고 안 아플때까지 병원에 있을수도 없잖은가?
어차피 이런 충격은 두고두고 고질병으로 나타난다.
위로금이라고 돈백만원 줘주는거?
아나 떡이다~!
그러다 내가 박았다.
소형화물차로 대형화물차를 박았다.
옛날 이성계장군이 "소국이 대국을 치면 안된다"고 했다던데
그말이 맞는갑따.
내 소국은 앞머리가 왕창 찌그러진데 반해 대국은 겨우 뒷시그널만 떨어져 덜렁댄다.
이쯤되면 어깨는 늘 그러려니 한다.
친구부부와 그 좋다는 한계령 나들이를 갔다왔다.
아주 좋았다.
단풍도 좋고 분위기도 좋았다.
집에 도착하기 직전
신호대기중에 네마디의 비명이 터진다.
또 받혔다.
이젠 차에서 내리는것도 싫다.
뒷차 운전자 왔길래 창문만 내리고 그랬다.
"왜 박아요? 미치겠네 진짜!내가 도대체 몇번째 받히는건줄 알아요?"
알턱이 있나,,,
도대체 왜 자꾸 날 들이박나?
난 차간거리도 적당히 두었고 급정거도 안했다.
부드럽게 정지했고 비상깜빡이도 잘 켠다.
물론 이번에 받힐땐 신호대기라 비상깜빡이 안켰다.
그래서 박았나?
세번째 받히고 나서 우리가족은 가끔 비상훈련을 한다.
운전중 내가 갑자기 소리를 친다.
"붙여"
후방추돌에 대비해서 등받이던 목받침이던 의지할수있는곳에
몸을 의지하는 자세를 일사불란하게 취하는 비상훈련이다.
그게 아무 소용없다는걸 이번에 깨달았다.
아무래도 차를 바꿔야겠다.
야매시장가서 중고로 나온 탱크있나 알아봐야겠다.
포신이야 없어도 되니까 장갑차도 괜찮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