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퀴로 가는세상

백운산 그 너머 임도에서

치악동인 2008. 4. 10. 13:50

원래는 제천까지 라이딩을 하기로 선배와 약속을 하였지만

날씨가 영 불순했다.

일단 마트앞에 모여보니 네명.

오늘은 백운산너머의 임도로 가보잔다.

그것도 좋지.

늘 가던곳은 이제 지루하기까지 하거든.

 

봉고차 화물칸에 자전거 네대를 싣고 국도를 따라 십오분쯤 나갔다.

하늘이 꾸물대고 있어서 늦장부리다보면 빗길이 될수도 있겠다.

빗길도 좋겠지만 쓸데없이 아내가 걱정하게 할필욘 없으니까.

한가한곳에 차 세워두고 아스팔트 포장도로를 따라 오르는 고갯길을

힘차게 페달을 밟아 오른다.

첫번째 왼쪽의 임도 입구는 바리케이트와 산불감시원이 지키고 있다.

조금더 내려가다 오른쪽 임도 입구를 만났지만 역시 바리케이트.

그곳 지리에 밝은 선배님의 바리케이트를 슬~쩍 넘었다.

나도 나도.

그리곤 처음부터 가파른 비알이다.

하마터면 또 넘어질뻔했다.

넘어지면서 클릿을 잡아챘더니 다행히 발이 땅에 닿았다.

휴우,,,

역시 선배들의 안목은 훌륭하다.

어떻게 이런 좋은 길을 찾았을까.

인적없는 산속의  임도는 네사람의 가쁜 호흡과 바퀴구르는 소리뿐이다. 

첫번째 휴식하는데 어디선가 향기가 훅~끼쳐온다.

아,,,생강나무향기인다보다.

이곳은 계절이 조금 늦게 가고있나보다.

 

한쪽산의 임도를 가파른 내리막길로 마무리하고

다른팀과 만났다.

만난기념으로 반대편 임도를 같이 타보자고,,,

힘 다 빠졌는데,,,

그렇다고 물러설수야 없지.

 

하지만 지금부턴 만만치않은 업힐이다.

시작부터 울퉁불퉁한 길에서 선배한분이 넘어졌다.

불길하다.

저 선배 넘어지면 나도 꼭 넘어지던데,,,

아니나 다를까.

정상이 가까워질무렵 나도 넘어졌다.

또 왼쪽.

손목보호대를 했지만 그래도 아프다.

벌써 왼쪽손목에 몇번째의 충격인가.

사고는 내리막이 시작되는곳에서 한번 더 있었다.

펑크.

시멘트로 만들어진 수로를 수없이 타고 넘으면서 뒷바퀴에 꽤나 강하게 충격이

느껴지더니 기어이 펑크가 났다.

다행히 내 뒤에 있던 분들의 도움으로 튜브를 갈아끼워 응급조치 했다.

나도 당장 예비튜브랑 펌프 준비해야겠다.

 

지체한 시간만큼 앞서 내려간 팀들과 거리가 멀어졌다.

급한마음에 내리막길에서 속도제어가 불안하다했더니 이번엔 커브를 미쳐 못 틀어서

길가 고랑으로 쑤셔박혔다.

하지만 고랑으로 쑤셔박은건 탁월한 선택이었다.

반대쪽은 낭떠러지였으니까.

탁월한 선택으로 팔뚝만 몇군데 까졌다.

부러지지만 않으면 까지는것쯤이야,,,

 

임도 네시간의 라이딩.

다리가 뻐근하다.

그래도 선배들에게 뒤쳐지지않고 잘 탔다.

잘 했다.

뭐 상줄거 없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