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그 길을 다시간다.
날이 제법 쌀쌀해져서 그토록 싫어하는 사마귀들이 종적을 감췄다.
가끔은 갈색으로 변해버린 작고 기운없어 뵈는 녀석들뿐이다.
큰 짐승보다는 작은 벌레들이 무서운 나.
아마도 현실적으로 큰 짐승과는 맞닥뜨릴일이 없으니 그럴테지.
바퀴벌레도 무섭지만 역시 젤 무서운건 사마귀다.
아주 커다랗고 살찐 사마귀가 당랑거철의 자세로 마주칠때는
자전거위에서도 무섭다.
혹시라도 저놈이 푸르륵 날아오르기라도 한다면 난 어제의 꿩보다 더 겁에 질려 자전거거 뭐고 냅다 팽개치고 허둥지둥 도망갈거다.
아아악 소리 지르면서.
어제는 꿩에 놀라고 웃었지만 오늘은 작은 뱀 한마리에 놀랐다.
적당히 따뜻해진 시멘트 포장도로 위에 새끼 뱀 한마리가 또아리를 틀고있다 나와 마주치자 흠칫 놀란다.
나도 놀랐지만 놈은 어린데다 독이 없는 꽃뱀 종류다.
자전거를 세우고 길가의 작은 나뭇가지를 꺽어들고 다가갔다.
이놈 그냥두면 차에 치여 죽는다.
추워서인지 나뭇가지에 걸쳐진채로 얌전하다.
독이 없으니 안전하다는 믿음때문인지 귀여워보이기까지 하니 나도 많이 발전했다.
뽀뽀한번 해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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